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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김사범, 2020시즌(vs 토론토, 그리고 라이벌?)

코메리카 파크 주차장. 두 아이가 아버지와 같이 입구를 향해 걷고 있다.

“아빠! 오늘 경기에 붐 나오죠? 붐!”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아버지를 향해 물었다.

“그럼. 나오지. 오늘 토론토는 폭탄(boom)을 맞을 거야.”

“토론토요? 거긴 캐나다 아니에요?”

“그럼, 맞지. 우리 케빈 잘 아는데? 학교에서 배웠어?”

“네!”

아버지와 아이가 대화를 하는 동안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큰아이는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입구에서 티켓팅을 하는 도중 뭔가 궁금한 게 생겼는지 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빠, 여기 사람들이 토론토 보고 블러드볼이라고 하는데 그게 뭐예요?”

“아, 그건 말이지…….”

* * *

[안녕하세요. 메이저리그 프리뷰의 김민수입니다.]

[안녕하세요. 해설위원 이선우입니다.]

[잠시 후, 토론토 블루제이스 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성적으로 보면 두 팀이 비슷합니다. 참 신기한 게, 두 팀의 시즌 운영 또한 굉장히 비슷해요.]

[어떤 점이 비슷할까요?]

[일단 이번 시즌 지구에서 약진을 하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지만, 그 성장을 이끌어 낸 요인이 유망주의 폭발이라는 점도 비슷해요. 또 두 팀의 코어 유망주, 즉 리빌딩의 중심이 되는 유망주도 타자 유망주입니다.]

[김사범 선수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선수 말씀이신 거 같은데, 김사범 선수야 한국의 야구 팬분들도 잘 알지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선수는 잘 모르실 거 같아요. 어떤 선수입니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선수의 아들인데요, 게레로 선수는 배트볼 히터로 엄청나게 유명한 선수죠? 나쁜 공도 안타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대단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게레로 주니어 선수 같은 경우 아버지의 이런 타격 실력은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 자신만의 선구안까지 가지고 있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현재까지 22홈런을 기록하면서 토론토의 3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게레로 주니어 선수입니다.]

[네. 김사범 선수가 워낙 대단해서 그렇지 게레로 주니어 선수도 훌륭한 성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트라웃 선수와 하퍼 선수의 데뷔 초반, 암묵적인 라이벌리가 형성되었던 그 시절을 보는 것 같아요. 두 선수가 선수생활을 같이 하는 시간이 적어도 10년은 될 텐데, 마지막에 웃는 선수가 어떤 선수일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하하, 팬분들도 누가 트라웃 선수가 될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그 결과는 잠시 후! 방송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 * *

이른 아침. 창문을 열고 밤새 묵은 공기를 환기시킨다. 약간은 매캐한 느낌의 공기가 내가 디트로이트로 돌아왔음을 느끼게 해 준다.

항상 그랬듯 커피머신의 버튼을 누르고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매일 아침 내 몸 상태를 확인하는 일종의 점검 같은 절차다.

띠링!

열어 놓은 노트북에서 이메일이 왔다는 알람이 울린다. 짐이 보낸 메일이겠지.

커피를 들고 노트북 앞에 앉아서 메일을 확인하다 보니 내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가 보인다.

[미국, 올림픽을 앞두고 야구 대표팀 소집. 트리플A 선수들이 주축.]

[올스타 유격수 사범-킴, 그의 타격을 파헤치다.]

내 타격을 파헤친다는데 안 볼 순 없지.

칼럼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연관된 기사에 게레로 주니어의 얼굴이 보였다.

‘오늘 상대가 토론토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ROY,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내 능력을 보여 주겠다.’]

흠. 여기도 있었네. 전반기에 만났을 때도 그렇고, 사람은 참 좋은데.

호로록.

‘아쉬워, 나 때문에 평생 한번 받을 수 있는 상을 놓치다니.’

호록.

‘어쩔 수 없지만.’

잠시 후,

아침부터 조금 분주하게 홈경기 루틴을 지키며 이른 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운동복 차림으로 어제 조금 보다가 잤던 분석자료를 보며 웨이트 트레이닝 룸으로 향했다.

‘여기도 투수가 참 아쉽네. 우리랑 비슷하면서 다른 부분이야.’

오늘 경기에 나설 마이클 풀머는 이제 제법 믿음직한 1선발 노릇을 하고 있고, 그 뒤를 받쳐 주는 케이시도 당장 내년부터 그 자리를 이어받아도 문제될게 없을 정도로 잘 던지고 있다.

하위타선이 좀 아쉽긴 하지만, 프런트도 아마 문제점을 알고 있을 테니 당장 이번 스토브리그부터 해결을 위해 노력할 거다.

난, 내 야구만 잘하면 된다.

“붐, 오늘도 일찍 왔네?”

“미기, 오래간만이에요.”

“오다가 이삭도 만났어. 루키들 때문에 나까지 덩달아 부지런해지는 느낌이야.”

“그러다가 몸 상해요. 우리야 어려서 버틸 수 있지만, 미기는 아니잖아요?”

“하하하, 맞아. 그래도 아직 루키 몇 명쯤은 제압할 수 있을걸?”

“미리 항복할게요. 이삭은 항복 안 했으니까 나중에 이삭이 오면 제압하면 되겠네요.”

“큭큭, 그래. 아. 스튜어트 이야기 들었지? 이번에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다던데.”

“들었어요. 마이너에서 신나 있던데, 더 신나게 놀고 오겠네요.”

“그건 그렇지. 아, 저기 대즈도 오는군.”

요즘 우리 팀에서 조기출근이 유행이다. 폴리가 내가 일찍 출근해서 운동하는 게 성적의 비결이라고 입을 털어 댔다는데, 다들 솔깃했나?

정작 그 말을 한 폴리는 절대 일찍 나오는 일이 없지만.

그렇게 조기출근을 한 몇몇과 함께 운동을 마치고 분석실에서 조금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그라운드에 설 시간이 됐다.

“플레이 볼!”

1회 초. 토론토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블러드 볼,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자면 혈통야구. 유명 선수들의 자식을 팜에 다수 보유하고 있는 토론토를 두고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1번으로 나온 보 비솃부터가 단테 비솃이라는 선수의 아들로, 게레로 주니어와 함께 마이너를 폭격하고 올해 승격됐다.

“스트라이크!”

풀머의 패스트볼이 타자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괜찮은 시작이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타격 자세를 잡는 보 비솃.

“볼!”

[아, 보 비솃 선수 공을 침착하게 잘 골라내고 있습니다. 2-1으로 몰려 있던 카운트도 어느새 풀카운트까지 왔어요.]

[마이너 시절부터 선구안과 타격을 인정받은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에선 1번타자로 나서 뒤의 타자들에게 충분히 공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네요.]

딱!

[말씀드리는 순간, 보 비솃 선수의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집니다. 와, 바깥쪽 공을 굉장히 잘 밀어쳤어요.]

[2스트라이크 이후부터 레그킥을 하지 않고 토탭으로 타격 폼을 변화시키면서 간결하게 대응했죠? 확실히 재능이 있는 선수네요.]

[무사 주자는 1루입니다. 다음 타자는…….]

또 나왔다. 누구의 아들.

[……그런 크레이그 비지오의 아들입니다. 캐반 비지오 선수, 인내심이 아주 강한 선수라고 하는군요.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할 필요가 있겠어요.]

노아웃 1루, 루상엔 언제든지 도루가 가능한 주자가 대기하고 있다.

“스크라이크! 아웃!”

“뛴다!”

촤아악!

“세이프!”

[아, 런 앤 힛 작전이었던 것 같아요. 캐반 비지오 선수가 방망이에 공을 맞췄다면 더 좋은 결과였겠지만, 2루를 훔친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이제 슬슬 질려 간다. 누구누구의 아들 중 첫째를 맡고 있는 녀석이 타석으로 나왔다.

[게레로 주니어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원아웃 2루, 1회부터 선취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요?]

따아악!

호쾌한 스윙, 외야로 뻗어나가는 공.

[중견수 대즈 카메론…… 공을 잡지 못합니다! 백업을 위해 달려온 카스테야노스 선수가 공을 잡아 내야로 전달합니다! 그사이 2루에 있던 보 비솃 선수는 홈에 들어왔습니다. 스코어는 1:0! 1회부터 앞서나가는 토론토입니다!]

풀머, 난 너를 믿었는데.

공을 받고, 괜히 2루에 서서 들어온 게레로 주니어를 글러브로 슬쩍 밀어 본다.

“뭐야?”

“아니 뭐, 혹시나 해서.”

타임이 선언되고 날 보며 씨익 웃는 게레로 주니어.

“1:0이네.”

“나 시력 좋아. 전광판도 잘 보이고.”

“아니, 이번 경기 우리 둘의 스코어.”

아. 이게 그거네. 라이벌 의식.

“훗, 그래. 1:0 맞네.”

슬쩍 웃어 주고 내 수비 위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귀엽네, 라이벌 의식이라. 정작 난 신경도 안 쓰는데.’

어른은 어른의 자세로 삶을 관조해야 한다.

그렇게 배신감과 누구누구의 아들들이 활개 친 1회 초는 풀머의 뒤늦은 호투로 다행스럽게 1점으로 마무리됐다.

“다들 힘내! 풀머, 그럴 수도 있지 왜 축 쳐져서 들어오는 거야?”

덕아웃에 들어오자마자 들리는 미기의 목소리. 맞는 말이다. 아직 1회인데 뭐. 이럴 땐 팀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그래! 다들 파이팅(fighting)!”

다들 이상하게 날 바라본다.

“누구랑 싸우자는 거야? 야구를 하자. 싸우지 말고.”

폴리의 말을 듣고서야 내 파이팅이 이상한 의미로 전달됐다는 걸 알았다.

‘아, 이거 여기선 그런 의미 아니지.’

창피함은 잠깐이다. 지금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음, 대기타석으로 나갈 시간이군.”

그렇게 재빨리 나온 대기타석, 토론토의 선발로 나온 선수의 연습투구를 지켜보며 전력분석 자료에 있던 내용을 되짚어 봤다.

마커스 스트로먼과 A.A 산체스를 내보낸 토론토가 차기 에이스감으로 점찍은 젊은 투수, 네이트 피어슨.

자료에 나와 있기로는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꽤 빠른 투수라고 한다.

“볼!”

전광판에 찍힌 100이라는 숫자. 메이저리그에서는 꽤 자주 볼 수 있는 숫자지만 선발투수의 구속으로서는 여기에서도 빠른 축에 속한다. 하지만.

따악!

메이저리그는 그저 공이 빠르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금처럼.

[아, 이삭 페레데스 선수! 약간 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을 때려 안타를 만들어 냅니다!]

[아, 토론토로서는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는데요. 주자를 앞에 두고 김사범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볼!”

“볼!”

“……볼.”

3연속 볼. 초구와 2구는 떨어지는 공, 그리고 3구는 바깥쪽 패스트볼이었다.

사실 마지막 공은 스트라이크 콜을 해도 불만 없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들어왔다. 아깝겠네, 저 투수.

3볼. 한국 야구에서는 웬만한 타자가 아니면 하나 지켜보는 카운트다. 메이저에서도 크게 다르진 않고.

짐시 타석에서 발을 빼고 체크스윙을 했다. 이걸 쳐? 말아? 잠시 고민을 하며 여기저기 시선을 돌리다 대기타석의 미기와 눈이 마주쳤다. 입모양으로 무언가를 말하는 미기.

‘쳐.’

역시. 미기는 내 마음을 아주 정확히 읽고 있다.

따아악!

[3볼에서 존에 들어온 패스트볼을 잡아당깁니다!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로 향하는 타구!]

[아, 좌익수가 거의 워닝트랙까지 물러나 있었군요! 빠르게 공을 잡습니다! 바로 홈으로 던지네요! 과감한 플레이입니다!]

이번 시즌 들어 체중을 늘리던 이삭에게 1루에서 홈은 조금 먼 거리였던 거 같다.

[아! 이삭 선수, 홈과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립니다! 이 틈에 2루에 있던 김사범 선수는 3루까지! 이삭 페레데스 선수, 결국 잡힙니다.]

[이건 이삭 선수가 잘못했다기보단 3루 주루 코치의 실수와 토론토의 시프트 때문이에요. 지금 보시면 김사범 선수의 타석 때 내야수와 외야수 모두 정위치보다 엄청나게 뒤로 물러서 있습니다.]

[내야수도 내야수지만 외야수는 거의 워닝트랙까지 물러서 있네요.]

[결과적으로 토론토는 시프트를 통해 1점을 막아 냈습니다.]

결국 1회 말에 미기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내는데 성공했지만, 후속 타자의 연속 내야 땅볼로 동점에 그쳤다.

다시 한 번 느껴진 상위 타순과 하위 타순 간의 차이. 우리가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 내에 없애야 할 약점이다.

‘그나저나 그 녀석들이 이번에도 디트로이트로 올까? 스튜어트가 돌아오고, 그 녀석이 타선에 합류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인데…….’

* * *

같은 시간.

한 남자가 간이 마운드에서 내려와 맞은편 포수장비를 찬 남자를 향해 공격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다시 말해 봐, 뭔 헛소리야?”

“대충 보기에도 허접한 커브를 던지면서 거들먹거리면 창피하지도 않나?”

“이 새끼가! 돈 때문에 일본에서 뛰는 주제에!”

“일본은 내가 자란 곳이다. 그리고 거기 투수들이 던지는 공이 네가 던지는 공보다 2.1배는 더 위력적이야.”

쓸데없이 세세한 수치에 투수로 보이는 남자가 격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진작부터 주변에서 둘을 주시하던 다른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가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프랭클린, 참아!”

“그래. 그 쓰레기 같은 커브를 던지는 건 좀 참는 게 좋겠어.”

“아! 페이스 너도 닥쳐!”

우연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다른 곳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하하, 개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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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스탯 999 4번타자 - 힘 스탯 999 4번타자-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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